나는 직장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부터 18년이 넘도록 저축도 하며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살아왔지만
직장생활을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고 더욱이 18년 동안 살아왔던 방식으로 100년 동안
더 살아 간다고 해도 결코 부자는 될 수 없겠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었다.
20년 전 강남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근처를 걸으며 언젠가 저 타워팰리스를 나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문득 생각나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동산에 관심이 꽤 많다는 것이다.(요즘 성인 한국인이라면 부동산에 관심 없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ㅎㅎ)
그 동안 아파트 매매 거래를 할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무사를 통해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셀프등기로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벌써 5번은 한 것 같다.)
지금은 미국발 고금리 영향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지만 지난 IMF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코로나 사태 등 위기가 있을 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이를 발판삼아 퀀텀 점프를 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보면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동산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목표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 먹었다. 그 것이 바로 작년(2023년) 3월 경이었다.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세 아이를 둔 가정의 가장으로서 분명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국
올 해 초시 동차 합격을 목표로 준비하기로 결정하였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루기로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 투자에 평소 관심이 많아 왠지 시험준비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수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조만간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상대평가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어 딸 거면 하루빨리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오랜만에 나 자신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넷째,
아이들에게 어떠한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게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섯째,
부동산 전문가가 되어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단연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이라고 생각했다.
단, 내 나름대로의 스스로에게 요구되는 조건이 있었다.
1. 가족 외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
2. 사무실에서 틈나는 대로 (몰래)공부하고 퇴근 후, 주말에는 공부하지 않을 것, 즉 가정생활에 충실할 것.
3. 거의 백만원에 달하는 학원 및 정식 인강을 등록하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준비할 것.(오프라인 학원강의는 월 40만원 정도 하더라.. 1년이면 500만원..ㅎㄷㄷ..)
사실 위의 세 가지 조건들은 누가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
1. 가족 외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
왜냐하면 아직 정년이 10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대놓고 공인중개사를 준비한다고 사무실 사람들에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며 왠지 모르게 가족을 제외한 주변 사람들에 말하고 싶지가 않았다. 별로 좋은 소리를 못들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단 어떻게 해서든 합격부터 하고 이야기를 하던지 말던지 하자. 이렇게 생각했다.
2. 사무실에서 틈나는 대로 (몰래)공부하고 퇴근 후, 주말에는 공부하지 않을 것, 즉 가정생활에 충실할 것.
두 번째 조건은 위의 첫 번째 조건보다 더울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의 직장인이 사무실에서 틈나는대로 그 것도 몰래 업무 이외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게 말도 안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해서든 비밀을 지키고 싶었고 또 어떻게 해서든 사무실 책상에 앉아 짬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부분은 내 업무 여건상 어느 정도 가능한 상황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퇴근하고 집에서는? 주말에는? 공부를 안한다고?!?!?!?!?!?!?! 이게 말이 돼????!!!!!
나는 세 아이의 아빠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남기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이 때문에 이 두 번째 조건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었다.
3. 거의 백만원에 달하는 학원 및 정식 인강을 등록하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준비할 것.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은 어떻게 보면 더더욱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오프라인 학원강의를 듣거나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최소 60~70만원(모르긴 몰라도 이외에도 강사들이 직접 만든 각종 부교재들까지 합하면 100만원 이상은 족히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 자격증 준비 전문학원의 인터넷강의(인강)를 통해 착실하게 학원 커리큘럼대로 따라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실제 오프라인 학원강의나 정식 인강을 등록하지 않고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바로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되는 지난 강의(올해 기준으로는 작년 강의영상)를 보고 난 후였다. 물론 법이라는 게,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동산 관련 법(공법, 중개사법, 세법, 등기법, 민법, 특별법 등)이 몇 개월마다에도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1년이나 지난 영상을 보고 시험을 준비할 수 있겠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1년이 지난 무료 강의영상을 일단 착실히 수강하면 일반적인 내용들은 어느정도 습득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시험 직전에 개정된 내용들을 따로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누가보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러한 생각으로 시험을 준비하였다. 단, 교재는 분명 필요했다. 나는 ㅎㅋㅅ 무료 인강을(2022년 시험준비 강의영상) 수강하였기 때문에 2022년 교재, 그 중에서도 ㅎㅋㅅ 교재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교재 값만해도 10~20만원은 족히 넘어가는게 아닌가!!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너무도 감사하게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어느 분께서 ㄷㄱ을 통해 2022년 ㅎㅋㅅ 전체 교재(그 것도 거의 새 것이었다!!)를 단 돈 3만원에 내 놓으셔서 한 밤 중에 집 앞까지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위에 세 가지 조건들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는가??(시험 합격 여부와는 무관하게)
1. 가족 외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 – 100점!!(완벽하게 성공)
2. 사무실에서 틈나는 대로 (몰래)공부하고 퇴근 후, 주말에는 공부하지 않을 것, 즉 가정생활에 충실할 것. – 100점 만점이라면 85점 정도를 주고 싶다.
: 올해 3월 쯤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하면서 아내에게 “나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준비할거야. 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 집에 와서까지 그리고 주말에까지 공부하지는 않을테니까.” 당연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속을 100%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시험이 한달 반 정도(9월 중순 즈음) 앞으로 다가오자 심리적인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때까지 2차 시험 합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개사법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 시기 즈음이었던 것 같다. 퇴근 후에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시점이. 그리고 주말에도..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한다. 아직 결과는 안나왔지만 말이다..
(중개사법 강의영상을 처음 본 것도 9월 20일 경이다.. 당시 한 달 반도 안 남은 상황이었기에 진짜 핵심(암기사항) 위주로만 내 카톡에 작성하면서 영상을 들었었다.)
3. 거의 백만원에 달하는 학원 및 정식 인강을 등록하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준비할 것. : 9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이번 34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데 든 총 비용은 총 14만 4,700원이다.(ㄷㄱ으로 구입한 작년 교재 3만원 + 공법 강의노트/민법 강의노트 3만원, 실전모의고사(1차 및 2차) 10회분 5만 6,700원 + 시험응시료 2만 8000원)
다음 편에 계속.. (쓰는 게 힘들다..;;;)